나의 육아 일기

아기와 처음 만난 날

희망 소망 사랑 2017. 11. 9. 15:39

2012년 겨울

 

애기엄마는 출산예정일을 두달 남겨두고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배가 배가 뭉쳐서 그런가보다 했지요. 자주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계속 배가아프다고하여,

병원을 급하게 갔습니다.

 

응급실을 갔다가 몇가지 검사를 한 후 바로 분만실로 이동했습니다. 이때까지도 큰일 아니겠지 하고 있다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주변상황을 보고 정신이 반쯤 나가있는 상태였지요.

 

수술 동의서에 싸인을 하고 분만실 앞에서 기다리니까. 한참 뒤 아기가 수술복 입은 두명과 함께 나왔는데.

Ambubag 즉 수동식인공호흡기로 아이에게 공기를 넣고 있었죠. 그때는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라 아이 상태가

그렇게 위중하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따라 소아중환자실로 가서 인공호흡기에 호흡을 의지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그제서야

실감이 났지요.

 

아.. 아이를 잃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면회를 끝내고 애기엄마를 보러가서 상황을 말하고 애기엄마와 한참을 울었습니다.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변 즉 저산소로 뇌손상이 온거죠. 뇌손상으로 인해 신체 각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스스로 호흡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애기 면회를 갔을때 주치의의 설명을 듣고 우리 부부는 흐느끼며 울게되었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교수님들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아이가 벌써부터 이런일을 당한다는게 슬펐고, 왜 하필 우리에게 이런일이 생기게

되었는지 원망의 감정만 생길뿐.

 

그렇게 한참을 슬픔의 나날만을 보내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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