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돌보기

입원중에 써보는 병원생활 노하우

희망 소망 사랑 2019. 9. 11. 17:06

갑자기 입원하게 되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제가 지금까지 겪고 보고 들은 입원생활 노하우를 적어볼까 합니다.

 

아이 병간호를 위해 대학병원을 다니면서 경험으로 쓰는 글이고, 병원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으니까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입원 준비

 

● 입원 시 필요한 물건 리스트 적기

 

응급실로 급하게 가서 입원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보통은 날짜를 받고 입원을 하게 됩니다. 저는 자주 입원하다 보니까 입원 시 필요한 물품을 적어놓은 리스트를 프린트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이것저것 이것도 필요할 거야 하면서 챙기시다 보면, 병원에 와서 보면 빠트린 물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입원 전에 미리 쭉 적어놓으셨다가 필요한 건 넣고, 필요 없으면 빼고 하면서 리스트를 수정도 해서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실수 없이 잘 챙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버리지 말고 놔두시면 다음에 필요할 때 그걸 보고 또 짐을 싸면 됩니다.

 


 

● 평소 먹던 약 챙기기

 

입원하시면 평소 먹던 약을 간호사님께 드리거나 혹은 그 병원에서 원내 처방해서 약이 나온다고 하면, 어떤 약을 몇 시에 먹고 있는지 말해주셔야 합니다. 제가 다니는 병원은 이번에 원내처방으로 바뀌어서 저는 이것도 리스트로 쭉 적어서 프린트 한 종이를 드립니다.

 

 


 

2. 병원 생활

 

● 간병인 부르기

 

보통은 여러분이 간병을 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간병인을 쓰셔야 하는 경우도 생길 겁니다. 평소 부르던 업체가 없으신 분들은 어디서 불러야 하나 고민하지 마시고, 간호사님께 물어보시면 해당 병원에 주로 간병인을 보내는 업체 연락처가 있을 겁니다. 몇 개 업체가 있을 텐데 그중에 골라서 부르시면 됩니다.

 

 


 

● 주차비 확인하기

 

보통은 외래 진료를 다니시면서 주차비를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입원하게 되면 주차비 혜택이 있고, 환자의 병실이 몇 인실이냐에 따라 주차비가 달라집니다. 입원 시 자세히 설명해 주실 텐데 혹시 설명 안 해주시면 물어보세요.

 

입원하면서 타고 온 차를 병원에 주차해놓고 간호하느라 깜빡하면 어느새 주차비가 왕창 나올 수도 있습니다. 면회 시 주차비도 알고 계셨다가 면회 오는 가족, 친지분들께도 말씀해드리면 됩니다.

 

 


 

● 보호자 식사

 

보호자들도 간병 열심히 하려면 든든히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다가 보호자 식사도 주문할 수 있으니까 환자 식사 나올 때 같이 나오게 시켜 드시는 분들 계십니다. 간호사님께서 설명해 주실 수 있는데 이것도 안 해주는 곳도 있겠죠.

 

보호자 식사는 보험적용이 안됩니다. 그래서 비용이 비싸요. 제가 다니는 대학병원은 한 끼에 만원 넘습니다. 맛도 없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차라리 편의점 도시락 사 먹습니다.

 

 


 

● 석션, 드레싱 내손으로

 

석션도 간호사님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부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근대 우리나라 간호사님들 바쁩니다. 혼자서 환자 여러 명을 봐야 하기 때문에요.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우리가 돌보는 환자가 불편감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석션 용품을 달라고 하셔서 직접 하시면 됩니다. 처음부터 보호자님들이 직접 석션해야 된다고 말하는 병원도 있을 겁니다. 드레싱도 같습니다. 기관절개관이나 위루관은 보통 생리식염수 드레싱을 해도 됩니다.

 

이렇게 어렵지 않은 드레싱은 간호사님께 드레싱 용품 챙겨달라고 해서 직접 하시면 됩니다. 드레싱은 의사영역이라 인턴 선생님 시간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저는 기다리는 게 싫어서 직접 합니다.

 

※ 단 중심정맥관, 케모포트, 정맥주사(IV) 있는 곳, 상처부위 이런 곳은 의사가 해야 합니다.

 

 


 

● 소모품 받을 땐 자연스럽게

 

일반 환자들은 소모품 받아올 일이 잘 없겠지만, 기관절개관이나 위루관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돌볼 때 필요한 게 많습니다. 생리식염수, 카테터, 멸균증류수, 거즈, 멸균 장갑 등등 필요한 건 다 간호사님께 말씀드리고 받으시면 됩니다.

 

어차피 다 내 돈으로 나갈 거니까 미안함 가지고 부탁할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 이런 것도 받을 수 있나?

 

위의 소모품의 연장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제가 소개한 적 있는 콜로플라스트 컴필 클렌저, 브라바 스프레이, 캐빌 론 노스팅 베리어 필름 등의 물건들도 받아서 쓸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구매하시는 것보다 병원 통해서 받으시면 조금 더 저렴한 걸로 들었습니다.

 

저는 비판텐 크림도 보통 같이 받아서 사용합니다.

 


 

● 먹던 약도 확인하고 먹자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약 받을 때도 하나씩 약을 빼먹고 안 주거나, 약 용량이 다르거나 하는 실수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약 주기 전에 항상 약 이름과 약 용량 확인을 한 후에 약을 먹입니다.

 


3. 채혈, 정맥주사

 

● 채혈 손 바꿔

 

보통 혈관이 잘 보이고, 찾기 쉬운 환자들은 채혈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나 우리 아이처럼 붓기가 심한 환자들은 혈관 찾기가 어렵습니다. 어렵기 때문에 한 번에 못 찾을 때도 있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여러 번 찔러서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면 보호자도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보통 한 사람의 간호사님이 두 번 시도하고 안되면 다른 분으로 바꾸는데 손을 바꾼다고 합니다. 한 분이 계속 시도하시면 바꿔달라고 말하세요.

 


 

● 정맥주사 (IV) 공기 조심

 

혈관을 잘 찾아 정맥주사 라인을 만들어 놓고 그쪽으로 수액을 넣을 겁니다. 근대 처음 넣을 때 보면 수액줄 안에 공기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수액줄에 수액을 채운 상태로 넣는데, 연결 부분에 남아 있던 공기가 수액줄을 타고 혈관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몸에 혈관에는 공기가 일정량 이상 들어가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수액줄에 미세한 공기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보셨을 때 아 이거 공기가 좀 많은데? 싶으면 간호사님을 빨리 불러서 공기를 빼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4. 퇴원 준비

 

● 퇴원 서류

 

퇴원 전에 간호사님께서 퇴원 시 필요한 서류를 물어보실 겁니다. 그때 갑자기 어? 필요한 게 뭐뭐지 그러지 마시고, 입원 중에 미리 현재 환자가 가입하고 있는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가 무엇인지 확인해 놓으셨다가, 물어보면 대답해주시기 바랍니다.

 


 

● 응급실은 비싸

 

응급실에 위급하지 않은 목적으로 방문 시 비용이 일반 외래 진료보다 비싸게 책정됩니다. 응급실은 급할 때만 방문하시는 걸로 하세요.

 

 


 

● 사설 구급차

 

퇴원 시 집으로 가야 할 때 일반 교통편으로 이동이 어려우신 분들은 사설 구급차도 불러달라고 하면 불러줍니다. 다만 비용이 문제인데 병원에서 집까지 거리에 따라 기본요금이냐 아니면 추가 요금이 들어가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병원은 자주 안 가는 게 제일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입원한다면 참고 해 두셨다가 필요한 상황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 블로그를 보러 오시는 모든 분들의 가정이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